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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

‘33경기 1실책’ 달라진 김성현을 만든 두 가지 조언

페이지 정보

작성자 adm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5-03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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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정도면 이제는 공을 가지고 놀아야 한다”

 

염경엽 SK 감독은 플로리다 1차 캠프에서 일찌감치 내야 밑그림을 그렸다. 젊고 가능성 있는 내야수들이 많았지만, 염 감독은 주전 유격수로 김성현(32)을 낙점했다. 지난해 성적이 썩 좋지 않았기에 의외로 빠른 선택이었다. 그러나 염 감독은 “수비에서 김성현이 가장 낫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현역 시절 수비를 잘했던 염 감독은 김성현과 면담에서 한 가지를 강조했다. 수비였다. 염 감독은 “공을 가지고 놀아라”고 주문했다. 기본기에 충실한 플레이를 하되, 때로는 과감한 수비도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상황에 따라 나오는 화려한 수비도 김성현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기본에만 충실하면 실책 개수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격려했다.

 

손지환 수비코치도 김성현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손 코치는 플로리다 캠프 숙소 근처의 수영장으로 김성현을 불러냈다. 손 코치는 장시간 면담에서 “급하게 하지 말자. 너는 어깨가 좋기 때문에 남들보다 여유 있게 공을 처리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손 코치는 “아무래도 평생 해온 자신의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면서 “마음을 바꿔 먹은 뒤로는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고 칭찬했다.

 

김성현은 기본적으로 뛰어난 수비수다. 수많은 하이라이트 필름이 그냥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풋워크, 공을 글러브에서 빼는 속도, 옆으로 흘러간 공을 처리하는 이단 연결동작, 강한 어깨 등 좋은 수비수가 갖춰야 할 자질을 두루 갖췄다. 하지만 기본적인 타구에서 실책이 너무 자주 나왔다. 게다가 그 실책이 결정적일 때 많이 나온다는 게 문제였다. 이는 선수의 심장을 얼어붙게 했다. 김성현을 지켜본 모든 지도자들은 “심장의 문제”라고 했다.

 

때문에 한동안 유격수 자리를 떠나 2루로 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후반기 유격수로 복귀하며 수비에서 한층 나아진 모습을 선보였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안정적인 수비로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올해는 더 좋아졌다. 지난해 135경기에서 17개의 실책을 저지른 김성현은, 올해 33경기에서는 단 1개의 실책밖에 없다.

 

실책성 플레이가 간혹 있기는 하지만 투수와 팀을 구해내는 호수비가 훨씬 더 많았다. 지금은 누구도 김성현의 수비를 지적하지 않는다. 그 와중에 심리적인 안정감도 찾았다. 캠프에서 느낀 것이 많았던 김성현은 “내가 생각할 때 만족스러운 수비를 하는 게 아니라, 남들이 봤을 때 안정적인 수비를 하는 선수가 수비를 잘하는 선수”라고 했다.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마음가짐이다.

 

여유도 생겼다. 공을 잡은 뒤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스텝을 1~2번 더 밟는다. 강한 어깨가 있어 리그를 대표하는 준족이 아니라면 충분히 처리할 시간이 있다. 올해 쌓은 경험에서 이제는 확신이 생길 단계다. 실책을 계속 안 할수는 없겠지만, 더 빨리 회복할 발판을 만들었다.

 

초반에는 공격이 안 돼 마음고생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김성현은 첫 14경기에서 타율이 1할6푼2리까지 처졌다. 그러나 그 후 19경기에서는 타율이 3할4푼5리에 이른다. 같은 기간 팀에서는 가장 높은 타율이다.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상대 투수를 역이용해 정확한 콘택트로 타구를 내야 너머로 날린다. 공·수 모두 정상궤도에 오른 김성현이 SK 내야 사령관으로 승진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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