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단신 외인’ 비예나, 대한항공에 날개 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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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5-10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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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가 열린 9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첼시 호텔. 4순위 지명권을 거머쥔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이 안드레스 비예나를 호명하자 현장에서는 탄성이 터졌다. 192㎝로 역대 가장 작은 외국인 선수가 뽑히는 파격적인 순간이었다.
비예나의 지명은 이번 남자배구 트라이아웃(공개 선발)에서 나온 최대 이변이었다. 스물여섯 살의 스페인 출신 라이트 비예나는 올해 트라이아웃에 지원한 19명의 참가자 가운데 가장 작았다. 프로배구 역사를 되짚어 봐도 그보다 작은 외국인 선수는 없었다. 심지어 비예나를 뽑은 박 감독보다도 4㎝가 작았다.
다만 깜짝 발탁의 조짐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현지에서 3일간 진행된 연습 경기와 훈련에서 비예나는 날카로운 공격과 순발력으로 적지 않은 감독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비예나는 서브와 점프력이 훌륭하다. 키는 작지만 배구를 굉장히 잘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도 비예나에 대해 “재능은 확실히 있다”고 평했다.
배구만 놓고 보면 잘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작은 신장은 큰 걸림돌이었다. 외국인 선수에게 득점 부담이 쏠리는 V리그의 특성상 큰 키와 높은 타점은 필수적인 덕목처럼 여겨져 왔다. 실제로 2일 차에 진행한 하이볼 훈련에서 비예나의 공격은 블로킹에 막혀 좀처럼 통하지 않았다.
당연히 박 감독은 이 문제를 알고 있었다. 박 감독은 드래프트 후 “비예나의 작은 키가 고민이었지만 스피드 배구로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내부적으로 수많은 회의를 거친 끝에 스피드 배구로 방향을 잡았다. 박 감독은 “2년 전부터 스피드 배구를 하려 했는데 계속 미뤄졌다”며 “이번 기회에 확실히 구현해보겠다”고 밝혔다.
비예나가 지닌 재능도 높이 평가됐다. 박 감독은 “비예나는 배구 지능이 굉장히 높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배구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추구하는 분위기와 문화와도 잘 어울린다고 했다. 박 감독은 “비예나가 트라이아웃 기간 내내 밝게 미소를 짓더라”며 성격적인 면도 좋게 봤다고 말했다.
지명을 받은 비예나는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V리그에서 뛰고 싶었다. 좋은 팀에 들어가게 돼 행복하다”고 했다. 트라이아웃에서 느낀 부담감에 대해서도 솔직히 말했다. 비예나는 “사실 키 큰 선수가 많아 지명된다는 확신이 없었다”면서도 “그래서 훈련 때 높은 점프와 강한 스파이크로 실력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고백했다.
키는 작아도 배구에 대한 자신감은 거대했다. 비예나는 스피드 배구를 잘할 수 있겠냐는 물음에 “빠른 배구를 좋아하지만 높은 배구를 해도 문제없다”고 가뿐히 답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에 입단하게 된 비예나는 그 성적과 위상에 걸맞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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