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ACL"…'4연승 김기동호'의 고속 질주 원동력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5-20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올해 맨 먼저 감독 교체 찬바람이 불며 비틀거렸던 포항이 ‘초짜’ 김기동 감독 부임 뒤 귀신 같이 살아나고 있다. 부임과 함께 4연승. 어느 덧 포항은 강등권 탈출을 겨냥한 팀이 아니라 6강 진출, 더 나아가 1~3위에 주는 내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바라보고 뛰는 팀으로 바뀌었다. 수장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무서운 팀이 됐다. 포항은 이제 1부리그 태풍의 눈으로 변신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19일 양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2라운드 경남과 원정 경기에서 브라질 출신 공격수 완델손의 멀티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지난달 26일 김 감독 데뷔전이었던 수원전에서 1-0으로 이겼던 포항은 이후 4일 울산과 ‘동해안 더비’ 2-1 승리, 11일 인천 원정 1-0 승리에 이어 이날 경남까지 한 골 차로 이겨 신바람 4연승을 내달렸다. 최순호 전 감독 시절 얻은 승점이 7점(2승1무5패)에 불과했는데 김 감독이 온 뒤 4경기에서 12점을 쓸어담았다. 포항은 강원과 승점 19로 동률을 이룬 뒤 다득점까지 13골로 같았으나 골득실에서 뒤져 6위가 됐다. 3위권 대구(승점 22)와 간격이 한 경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5월의 질주가 계속될 경우 중상위권 레이스에 본격 가세할 수 있다. 김 감독의 데뷔 4연승은 지난 2007년 FC서울에 와서 5연승을 질주한 터키 출신 명장 세뇰 귀네슈 감독 이후 최다 데뷔 연승이다.
환골탈태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답답했던 포항 축구가 이제는 뻥 뚫린 듯 시원해졌다. 제 몫을 하지 못하던 주축 선수들도 펄펄 날고 있다. 경남전에선 완델손이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 2015년 대전에 입단한 뒤 2016년 제주와 2017년 포항, 지난해 전남을 거쳐 올해 다시 포항으로 온 완델손은 K리그에서 롱런할 만큼 좋은 왼발을 갖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이 부임하기 전엔 웬지 모르게 부진했으나 경남전에서 드디어 진가를 발휘했다. 전반 25분 국가대표 이진현의 크로스가 상대 선수에게 맞고 골문 정면으로 뜨자 머리로 받아넣어 선취골의 주인공이 됐다. 완델손은 경남 김승준의 동점포로 1-1 팽팽한 접전을 유지하던 후반 32분엔 몸을 던지는 플레이로 결승골을 낚았다. 김승대가 페널티지역 안으로 패스를 내주자 경남 문지기 손정현과 충돌 위기 속에서도 슬라이딩하며 왼발을 내밀어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김 감독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벤치를 박차고 일어나 김승대와 완델손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 감독이 온 뒤 포항 축구가 가장 달라진 것으론 일단 김승대의 부활이 꼽힌다. 지난해 필드플레이어로는 드물게 1부리그 전 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던 그는 전북 이동국이나 수원 염기훈 못지 않은 포항의 기술적·정신적 핵심 공격수다. 올 초 포항의 침체와 함께 플레이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김 감독이 오면서 달라졌다. 최용우 뒤 2선에 선 김승대는 ‘라인브레이커’라는 별명 답게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트리는 특유의 움직임으로 골과 도움을 동시에 쏟아내고 있다. 포항은 4연승을 달리는 동안 총 6골을 넣었는데 김승대는 그 중 4골(2골 2도움)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 김승대가 중심을 잡으면서 김용환(인천전 결승골), 이진현(울산전 동점골+경남전 선제골 도움), 완델손 등 다른 주전급 멤버들도 필요할 때 하나씩 결정타를 날려주고 있다. 선수들이 고루 활약하면서 선순환이 일어났다. 다이나믹한 포항의 축구가 살아난 것이다.
김 감독의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다. 전임 최 감독이 2016년 가을 부임할 때 수석코치로 온 김 감독은 현역 시절 영리한 플레이에 능한 미드필더답게 포항의 전술적 문제점과 무거운 팀 분위기를 모두 알고 있었다. 형님 리더십, 선수들의 장기를 살려주는 지도법으로 포항의 대반등을 이끌어냈다. 김 감독은 경남전을 승리로 이끈 뒤 “K리그1 3위라는 목표를 위해서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겠다”며 아시아 무대로 나가고 싶은 꿈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당장은 오는 25일 서울과 홈 경기를 정조준하고 있다. 김 감독은 “(3월3일)개막전에서 서울에 힘도 쓰지 못하고 당했다.(0-2 패배) 오늘부터 서울전 준비에 들어간다”며 복수의 칼날을 세웠다. ‘초짜’임을 잊게 할 만큼 능숙한 지도력으로 1부리그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김기동 포항’이 어느 새 프로축구 최대 이슈가 됐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