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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

‘특급신인’ 정우영의 행복한 고민? “구속이 빨라져서 힘들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adm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5-28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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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 작가의 야구만화 <클로져 이상용>에서는 주인공 이상용이 “구속이 10km 빨라질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겠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만큼 더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은 모든 투수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LG 트윈스 신인투수 정우영은 오히려 빨라진 구속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2019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5순위에 지명된 정우영은 올 시즌 25경기(32⅓이닝) 2승 3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95로 활약하고 있다. 유력한 신인왕 후보이기도 하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정우영이지만 잠깐 흔들린 기간도 있었다. 지난 15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8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까지 3경기 연속 실점을 기록했다.

정우영은 “잘할 때는 뭣도 모르고 던지다보니 힘든 줄 몰랐다. 그런데 이번에 몇 번 맞고 나니 이제서야 힘든 것을 알겠더라”라며 “마운드에 올라가서 생각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잠깐 힘든 시기를 보낸 정우영은 트랙맨을 통해 문제점을 분석했다. 정우영은 “투구를 하면서 뭔가 좋지 않다고 느낄 때 트랙맨을 확인한다. 경기 결과가 좋아도 내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했으면 트랙맨 데이터로 내 투구 내용을 분석한다”면서 “회전수 같은 것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는 익스텐션이다. 공을 최대한 앞에서 채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프로 첫 해다보니 아직 내 몸상태를 잘 모르겠다. 요새는 공이 조금 높은 것 같다. 트랙맨을 확인하니 무브먼트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힘이 빠져서 그런지 익스텐션이 좀 뒤에 있더라. 그래서 공이 뜨고 말려들어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우영은 구속 변화도 문제점으로 언급했다. 그런데 구속이 떨어져서 고민인 다른 투수들과 달리 구속이 빨라져서 문제라고 설명했다.

땅볼 유도에 능한 정우영은 직구, 투심, 슬라이더를 구사한다. 정우영은 “내 직구는 투심처럼 가라앉는 움직임이 있다. 그래서 (유)강남이형이 우타자를 상대로도 직구 사인을 많이 내서 땅볼 유도를 해냈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구속이 올라오면서 문제가 생겼다. 공의 움직임이 줄어든 것이다. 정우영은 “최근에 구속이 올랐는데 그래서 그런지 강남이형한테 공이 안떨어진다는 얘기를 들었다. 트랙맨으로 확인해 봐도 직구가 그냥 직구처럼 들어간다. 투심도 이전보다 덜 떨어진다”고 말했다.

정우영의 직구는 보통 시속 140km 중반, 투심은 140km 초반대에서 형성된다. 그런데 최근 연속 실점을 허용했던 3경기에서 직구는 최고 148km, 투심은 145km까지 나왔다.

정우영은 “구속을 늘리려는 욕심은 없다. 지금의 구속에 만족한다. 그런데 잘 던지려고 하다보니 몸에 힘이 들어가고 더 빨리 던지려는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직구가 밋밋하게 들어가고 투심도 잘 안떨어지다보니 타자들이 직구를 노리고 스윙해도 투심이 걸린다. 슬라이더도 원래 각이 작다보니 타자들이 아웃 코스만 노리고 있으면 직구 타이밍으로도 슬라이더를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모든 투수들은 조금이라도 빠른 공을 던지길 원한다. 하지만 구속이 빨라지면 그만큼 공의 무브먼트는 줄어든다. 공이 움직일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LG 류중일 감독은 “커브가 회전수가 높고 많이 움직이는 이유는 공이 느려서 회전하고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라며 구속과 무브먼트의 상관관계를 설명했다.

정우영은 볼배합도 조금 달라졌다고 말했다. “원래는 투심7에 직구3 정도로 배분을 했다. 슬라이더는 많이 던지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투심4, 직구3, 슬라이더3 정도로 배분이 되는 것 같다”면서 “마운드에서는 전적으로 유강남 선배의 리드에 따르고 있다. 고개를 저은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정우영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지난 23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는 구속이 가장 빨라진 모습이었지만 1⅓이닝 1탈삼진 2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3경기 연속 실점을 끊어냈다. 이날 정우영은 직구는 147km, 투심은 148km까지 찍었지만 땅볼 3개를 유도하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25일 롯데전에서는 투심 평균 구속이 142.9km로 원래 구속대로 내려갔다. 이날 정우영은 땅볼 3개로 1이닝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구속이 빨라지면 투수들은 마냥 좋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구속이 높아져서 고민인 투수들도 있다. 신인투수 정우영에게 야구는 아직 어렵고 답을 찾기 위해서는 더 많이 부딪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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