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 손가락 강타' 이정후·이케빈은 서로 미안해 했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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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6-06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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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가 친 공이 투수의 손가락을 강타했다. 예민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서로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SK 와이번스 우완 투수 이케빈(27)과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1)의 이야기다.
상황은 이랬다. 지난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SK의 맞대결. 0-0으로 팽팽하던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섰다. 3볼-1스트라이크에서 이케빈의 5구에 이정후가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이케빈은 타구를 피하려고 했지만, 결국 오른쪽 약지를 맞고 말았다.
이케빈의 손에 맞은 타구는 중전 안타가 됐다. 이 상황 직후 SK 손혁 투수 코치와 박창민 트레이닝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해 이케빈의 상태를 점검했다. 이정후도 안타로 출루에 성공했지만, 곧바로 마운드 쪽으로 올라와 부상 정도를 살폈다.
이케빈이 이정후 쪽을 바라보자 이정후는 대뜸 헬멧을 벗고 인사했다. 이케빈 역시 고개를 숙여 화답했다. 경기는 속개됐고, 이케빈은 후속 타자 김하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공수 교대 시간을 통해 이정후와 이케빈은 다시 한 번 웃으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하루 뒤인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이정후는 '이케빈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 서로 친분이 있는 사이인가'라는 질문에 "사실 친분은 없다"며 "진심으로 걱정됐고, 1군 데뷔전을 치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야구 선수라면 1군 데뷔전을 꿈꾼다. 나 때문에 망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훈련을 마친 이케빈 역시 "이정후 선수에게 잘 쳤다고 이야기했다. 손가락은 괜찮으니 신경 쓰지 말라고. 괜히 나 때문에 지장 받을 수도 있지 않은가"라고 말한 뒤 웃으며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어쩌면 동업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쉽지 않은 광경이기에 더욱 훈훈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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