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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

일본 최고의 '산책 명소'를 소개합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adm 털보티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6-21 댓글0건

본문

 

 

 

일본에 한국 축구의 자긍심을 드높일 수 있는 유명한 장소가 있다. 이곳은 많은 일본 축구팬들이 운집해 있지만 침묵이 흐를 때가 있다. 이때 조용하게 산책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진다. 한국 축구선수들과 팬들 사이에서 이곳이 일본 최고의 '산책 명소'로 꼽히는 이유다. 이 장소는 바로 일본 사이타마의 사이타마스타디움 2002다.
 


산책 명소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시기는 2010년 5월. 이곳에서 한국 축구대표팀과 일본 축구대표팀의 평가전이 열렸다. 2010 남아공월드컵을 앞둔 시기에 가진 출정식이었기에 분위기는 뜨거웠다. 경기장에는 무려 5만7873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물론 대부분이 일본 축구팬이었다. 두 팀의 자존심과 남아공월드컵의 기대감이 걸린 한판 대결. 한국이 2-0 완승을 거뒀다. 한국 축구의 '상징' 박지성이 전반 6분 선제골을 넣었다. 일본 수비수 4명이 달라붙었지만 뿌리친 뒤 오른발 슈팅, 일본 골 망을 시원하게 흔들었다. 순간 5만 명이 넘는 일본 축구팬들은 침묵했다. 박지성은 그들을 지그시 바라보며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일명 '산책 세리머니'의 탄생 순간이다. 박지성의 이 세리머니는 큰 화제를 불러 모았고, 이후 일본을 상대로 골을 넣으면 한국 선수들이 '산책 세리머니'를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산책 명소는 국가대표팀과 클럽팀을 가리지 않았다. 3년 후인 2013년 4월. 사이타마스타디움은 다시 한 번 산책 명소로 각광받았다. 이곳은 일본 J리그1 '명가'이자 최고 인기팀 우라와 레드의 홈구장이다.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조 3차전 전북 현대와 우라와 경기가 열렸다. 이번 산책의 주인공은 '라이언 킹' 이동국이었다. 1-1로 맞서던 후반 19분. 문전에 있던 이동국은 에닝요의 프리킥을 헤딩 슈팅으로 연결, 우라와 골네트를 갈랐다. 3년 전과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2만2000여 명의 우라와팬들은 약속이나 한 듯 침묵했다. 조용한 그라운드, 산책하기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동국은 우라와팬들을 지그시 바라보며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산책 세리머니'의 재림이었다. 전북은 3-1 역전승을 거두며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일본의 성지에서 드높였다. 당시 이동국은 "박지성의 세리머니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이동국의 산책이 끝이 아니었다. 6년 후 사이타마스타디움에서 또다시 산책을 즐긴 선수가 등장했다. 바로 울산 현대 공격수 주민규다.

울산은 지난 19일 사이타마스타디움에서 펼쳐진 ACL 16강 1차전 우라와 원정에서 2-1 역전 승리를 챙겼다. 원정에서 승리를 챙기며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울산은 오는 26일 홈구장인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우라와와 16강 2차전을 펼친다.

일본 침몰의 주인공이 주민규였다. 울산의 시작은 불안했다. 전반 36분 우라와의 스기모토 겐유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42분 주민규는 아크 왼쪽에서 올라온 이근호의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 우라와 골대 왼쪽 상단 구석을 갈랐다. 2만 명이 넘는 우라와팬들이 외치던 함성은 순간 멈췄다. 갑자기 경기장이 조용해지자 주민규는 귀에 손을 대 침묵을 확인한 뒤 사뿐히 그라운드를 걸었다. 박지성·이동국과 조금은 다른 제스처였지만 분명 '산책 세리머니'였다. 이동국의 산책 이후 6년 만에 다시 사이타마스타디움은 산책 명소로 유명세를 탔다. 이후 울산은 후반 35분 황일수의 추가골을 앞세워 2-1 역전 승리를 완성했다.
 




일본의 성지에서 짜릿한 역전승 그리고 '산책 세리머니'까지. 내용과 결과 자존심까지 모두 얻은 완벽한 승리였다. 사이타마에서 산책은 승리라는 공식 또한 입증된 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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