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라고 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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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웃대 형누나들ㅎㅎ 중고딩때부터 눈팅만 했던 웃대에 이런 진지한 글을 쓰게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제 이야기를 조금 해볼라하는데 길 것 같습니다. 읽어주신다면 너무 고마울것 같습니다. 저는 서른 살이고 하필이면 예후가 되게 좋지 않고 난치암종인 간세포암(간암) 판정을 받게 됐습니다. 사실 어디에다가 한탄도 조금 하고 싶었고, 솔직히 응원도 받고 싶어서 용기내 웃대에 글을 쓰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젊은 암 환자가 많아지는 추세라고 하기도 하고 저처럼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경각심도 주고 싶습니다. 작년 12월 중순까지만 해도 전 평범하게 회사도 다니고 있었고 운동도 열심히 했고 몸도 나름 좋았어요 건강상 문제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고 아픈 곳 전혀 없었습니다. 키 180에 68키로라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에 조금 마른 편이긴했어요 술은 20대 중반 다른 회사 다닐 때 많이 먹긴 했지만, 주량이 한 병에서 한 병 반이었고, 회사 옮긴 후 근래 3년간은 한 달에 여자친구랑 한두번 술마시는게 전부였어요 담배는 군대에서 21살부터 피우기 시작해서 하루 반갑정도는 했었구요. 당연히 지금은 둘다 안합니다. 그리고 25살부터 직장생활하면서 매년 건강검진 꾸준히 했어서 안심했던 거 같아요. (물론 위내시경까지만..) 그런데 정말 아쉬웠던건.. 얼마 안됐는데 작년 8월 새 직장 들어가면서 건강검진 필요하다하여 간단하게 동네 내과에서 검진했었을때 그 곳에서 피검사 결과에 큰 이상 없고 별말씀도 없으셧거든요. 조금이라도 일찍 알았으면 조금 달랐을까 싶네요. (나중에 암확진 받고 그때 피검사 보니 감마gtp 라는 수치만 정상범위보다 아주 살짝 높았고, 그정도론 간초음파 이런 추가적인 검사는 생각못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12월 중순 정말 여느때와 다름없이 집에서 저녁먹고 컴퓨터를 하는데 정말 갑작스럽게 우측 옆구리가 쑤셨습니다. 소화도 안되는 것 같아서 체 했을때 옆구리가 아팟던 기억이 있어 소화제를 먹고 기다렸는데 속은 괜찮아지는데 옆구리가 여전히 아팠어요.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거라 생각했지만 다음날도 괜찮아지지 않아서 내과를 갔고 동네 내과에서 증상을 말씀드리니 의아해하시며 기흉일 수 있으니 엑스레이 찍자 했고 이상이 없엇어 결국 근육통일테니 근육주사 맞고 약처방 받았습니다. 근데 웬걸 그날 자는데 새벽에 너무 아파서 깨버렸고 응급실을 가게 됐습니다. 응급실에서 요로결석 의심으로 소변검사했는데 이상 없었고 피검사를 했는데 간수치가 굉장히 안좋아서 ct찍고 이제 거기서 큰 병원을 가라고 해서 알게되었어요. 그때 응급실에서 하시는 말씀이 잊혀지지않네요.. 따로 불러서 ct 같이 보며 하시는 말씀이 "혹시 b형 c형 간염 있으신가요?" " 혹시 가족력 암이 있으신가요?" "간 우측에 굉장히 큰 종양이 있고, 좌측에도 작은 종양이 여러개가 보입니다.." "모양이 좋지않고 음.. 좀 어마무시하네요..." 집으로가서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했고 계획을 짜기 시작했고 그날은 토요일이라 당장 일요일에 진료 받을 수 있는 병원은 딱 하나.. 바로 담날 동네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찍었던 ct 챙겨가서 진료를 다시 봤는데 비슷한 소견이었습니다. 모양이 매우 안좋고 긴급으로 mri 찍게 해줄테니 입원하라 하셧고 그날 밤 mri 찍었습니다. 다음날 mri 보면서 말씀하시길.. 치료방법이 없다 하셨고. "간암 말기이다. " "항암치료 바로 시작하지 않으면 간이 당장 전부 망가질 것이며 그렇게 되면 복수도 차고 삶의 질이 굉장히 나빠질 것이다." "속상하시겠지만 항암치료 해도 연명 치료일 뿐입니다." "다른 어느 병원을 가도 프로토콜은 정해져 있다. 다른 병원가도 같은 항암제 쓸 것이며 당장 여기서 항암치료 시작하시죠." 여기서 멘탈이 많이 나갔지만 함께 이야기 듣고 계셧던 아버지가 내 손 꼭 잡아주시면서 그러면 어차피 다른 병원가도 같은 치료를 할 거라면 집에서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전원하겠다고 계속 어필하셨고 거기서 집에서 그나마 제일 가까운 k대학병원으로 전원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전원한다 했을때 의사가 말했던 게 있는데 이건 정말 언론에 제보하고 싶을 정도로 화나는 말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너무 열받네요.. 아무튼 너무 열받아서 항의하고 겨우겨우 재촉해서 다음날 바로 k대학병원 진료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재촉했습니다.) 바로 다음날 k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진료 다시 봤고, 여기서 그 전 병원에서는 항암제 치료 바로 진행 해야한다는 이야기와는 다르게 일단 간암은 뼈랑 폐전이가 많이 되므로 흉부ct 및 뼈스캔검사를 해보자해서 가장 빠른날로 예약하고 진행했습니다. (이때 전 옆구리 통증으로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도, 크게 호흡하는 것도, 웃는 것도, 재채기도, 기침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옆구리 통증이 시작된 이후로 68키로 였던 몸무게는 통증과 멘탈이 나가 입맛이 떨어져 65키로까지 단숨에 빠졌어요.) 다행히 뼈, 폐 전이는 없었고 담당 교수님은 다학제 진료해볼 것이라 하셔서 예약잡고 몇일 뒤 다학제 진료 참여했습니다. 다학제진료는 소화기내과 교수님을 포함해서 외과적 수술을 맡으시는 간담췌외과 교수님, 영상의학과 ,병리학과, 종양내과 등 여러 교수님들 모여서 환자 및 보호자와 의견을 나누어 앞으로 어떻게 치료 방향을 잡을지 논의하는 진료더라구요. 다학제진료 결과 일단 99프로 악성종양(암)으로 판단은 되지만, 이 암이 혹여나 생각지도 못한 다른 곳에서 만들어져 넘어온 암일 가능성이 있으니 조직검사를 하는게 먼저라고 하셨고, 만약 오히려 간에서 생성된 간세포암이 아니고 다른 종류의 암이라면 오히려 치료가 더 수월할 수 있다고 했어요. 왜냐하면 간세포암(간암)은 아직 난치성 암종이고 생존률도 안좋고, 항암 효과도 작기때문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추후 3일 정도 입원하며 조직검사 끝냈고 결국 간세포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엄청 속상했어요. 간암에 걸리는 환자 90%이상은 b형간염, c형간염으로 인해 발병한다 하던데, 간염이 진행되면 간경화가 오고 순차적으로 간암이 된다 하는데 전 모든 검사를 다 해봤는데도 간염도 없고 지방간, 간경변 등 어떠한 간질환이 없는데.. 간암에 걸렸다는게 속상했어요.. 담당 교수님도 원인을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많이 찾아봤는데 그냥 운이 안좋은 경우인 것 같습니다. 반면에 간염으로 진행돼서 간기능이 악화되어 간암에 이른 환자들은 간기능이 매우 좋지 않아 예후가 더욱이 좋지 않지만 전 단순 간암환자라 마냥 속상해 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하고는 있습니다. 제 간은 오른쪽 우엽에 13cm의 거대 종양이 있고, 좌엽에는 몇 개의 작은 종양들이 있습니다.(사진 참고) 보통 이럴땐 간절제술과 간이식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보통 간암 환자 대부분은 간암에 이르기까지 이미 간기능이 망가져 간을 잘라내면 남아있는 간으론 정상 간기능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간이식은 불가능 하지만 다행히도(?) 간기능검사해보니 우측 거대한 종양을 잘라내고도 좌측의 남는 간으로도 충분할거라 판단되어 일단 거대 종양부터 잘라내고 나머지 종양은 추후 수술 회복하는데로 항암치료 해보자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공격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나이가 젊기 때문이라고 하셨어요. 조금 힘들 수 있는 공격적인 치료방향이더라도 많은 절망의 말을 들어왔던 제겐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간절제술을 맡아서 진행해주실 k대학 간담췌외과 교수님이 간절제 및 간이식에 유명한 명의시더라고요.. 유퀴즈에도 나온 적 있으시고 슬의생 조정석님 모티브이신분 이라 하셔서 믿고 따라가야겠다 싶었고 전이는 아직 없지만, 간 내에 다발성으로 암이 있는 제가 수술을 할 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너무 감사했어요.) 결국 1월초 간의 60프로 이상을 잘라내는 수술을 마치고 잘 회복했고 퇴원하기 직전 1차 항암치료 주사 맞고 퇴원했습니다. 간암환자의 1차 항암제는 우리가 보통 아는 머리빠지고 엄청나게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그런 항암제는 아니더라고요 3주 간격으로 계속 맞을거고 몇일 전 2차 항암까지 끝났습니다. 이 항암제는 30프로정도의 일부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데.. 저도 효과를 봤음 좋겠습니다..! 아, 참고로 간은 유일하게 재생되는 장기라서 1~3개월 지나면 간기능에 따라 다르지만 원래 크기의 최대 80프로까지 다시 자란다고 합니다!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고 현재 직장 스트레스가 좀 덜해서 직장 다니고 있고.. 3차 항암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두서없이 글이 정말 길었는데 읽어주신 형누나들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더 나쁜 상황이 아니었음에 감사한 마음을 되새겼고 마음 속 깊은 얘기를 털어내니 후련한 마음이 듭니다.. 저랑 같은 암환우 있으면 같이 화이팅해봅시다. 훌훌 털어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는거같아요 응원해주세요. 환우분들 보호자분들 모두 화이팅!! 1. 서른살 간암에 걸렸다 2. 간은 침묵의 장기이니 건강검진 꼼꼼히 하자 3. 제가 시련을 이겨낼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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